시작2 (1부-1) 떠나는 길목에서 1) 사라진 자존감, 그리고 퇴직2024년 12월 15일.싸늘한 겨울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나는 9년간 몸담았던 학원의 문을 나섰다. 서울 강남에 있는 입시 전문학원에서 국어 강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의 꿈을 함께 설계해보겠다고 다짐했던 지난 시간들. 그토록 열심히 달려왔는데, 지금은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졌다.사실 처음 학원에 들어왔을 때는 자부심도 있었고, 열정도 대단했다. 때로는 늦은 밤까지 남아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고, 입시 전략을 고민하며 뿌듯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열정은 원장과의 반복되는 충돌로 점차 식어버렸다.원장과 나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학원 운영에 대해 물어오면 진심으로 조언해주었고, 사적인 고민을 털어놓을 때도 귀 기울였다. 그리고 혼자 살아 반찬이나 먹거리 등등을 주시.. 카테고리 없음 2025. 2. 10. "퇴직 축하합니다" – 가장 따뜻했던 이별의 순간 2024년 12월 15일, 잊지 못할 그날나는 2024년 12월 15일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구석에서 묘한 울림이 느껴진다. 그날은 나에게 9년간 이어온 학원 생활이 마무리되는 날이었고, 동시에 학생들이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마지막 시험 전 직전보충 수업에 열중하던 시기였다.직보 기간은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들에게 막판까지 지켜보며 문제 풀이와 개념 정리를 돕는 ‘초집중 기간’이다. 강사로서도 중요한 일정이지만, 내게는 마지막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했다.하루 전인 14일부터 교실은 이미 시험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들은 “선생님, 이 부분 다시 설명해 주세요!”라며 다급하게 질문했고, 나는 “그래, 자 여기 보자…” 하며 차근차근 오답을 짚어주었다.‘이 아이들과 나 사이의 시간이 이제 .. 카테고리 없음 2025. 1. 29. 이전 1 다음